김얼터, 《나인 도어스》, 2023, 투명한 곳에 인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무한. 유령회사 제공.

KIM Alter, 9 Doors, 2023, Printing on something transparent, Jorge Luis Borges, ∞. Courtesy of Euryung Society.

작품 없이도 큐레토리얼 실천이 성립할 수 있을까. 어떤 전시들은 작품에 모든 것을 의탁하지 않고, 기획자에 의해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자기만의 방을 가지는 전시가 내게는 좋은 전시로 다가온다. 전시는 말하자면 동일한 경험의 씨앗을 서로 다른 사람의 내부에 심어 외부를 재구성하는 행위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 행위의 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에 길들이기 어렵다. 규칙을 세우고 관객이 그에 따른다는 일련의 절차는 게임의 그것과 닮아 있다. 내게 간단한 종류의 게임들(보물 찾기, 수수께끼, 술래 잡기, 숨바꼭질)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데, 사실상 인간 삶 대부분 모습들이 이러한 게임들의 작동 방식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시 《나인 도어스 9 Doors》에서 관객은 일종의 보물 찾기를 수행하게 된다. 전시장에 놓인 글귀 혹은 이미지들은 이 공간을 다른 어떤 시공간으로 바꿔 놓고자 한다. 무엇이 보일까?

Can curatorial practice exist without artworks? Some exhibitions create their own unique identity through the curator's vision rather than relying entirely on artworks. Exhibitions that carve out their own room appeal to me. In a way, an exhibition is a kind of act that sows the seed of a shared experience within different individuals and reshapes the external world. However, the results of this act vary from person to person, making it hard to control. Establishing rules and having the audience follow a series of procedures is reminiscent of a game. Simple types of games, such as treasure hunts, riddles, and hide-and-seek, hold a special significance because, in fact, many aspects of human life base on the mechanics of these games. In the exhibition "9 Doors," the audience engages in a kind of game. The words and images placed in the exhibition space are meant to transform this space into a different dimension. What will be revealed?

Recommended song by Alter